고향에서 고향으로
롬12:9-11
최근 한 드라마가 세대를 넘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종영한 ‘응답하라 1988’은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추억 여행을 시켜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 동네 골목을 떠올리며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노스탈지(nostalgia)라는 단어는 고향(nostos)과 병(algia)의 합성어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병이란 뜻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이는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아련한 추억이 있습니다.
로마서는 바울이 로마교회에 보낸 편지입니다. 로마교회는 로마의 복음 전파를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는데, 바울은 로마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로마서를 통해 드러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울은 로마교회에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서로 사진과 동영상을 주고받으며 지금처럼 연락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는데도 바울과 로마교회는 대단히 끈끈합니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지만 같은 영혼의 고향을 가진 사람들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우리 모두는 동일한 뿌리, 고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의 고향 곧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모습을 세 가지로 나누어 당부합니다.
롬12:9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12:10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 12:11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
첫째, 거짓 없는 사랑입니다.
복음의 뿌리는 순수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을 인류를 위해 다 내어주셨습니다. 두려우면 계속 감추고 어둠에 숨게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거짓 없는 온전한 사랑에 힘입어 우리는 악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좇을 용기를 지닙니다. 거짓 없는 진솔한 대화 가운데 우리는 참 고향을 경험합니다.
둘째, 서로 먼저 행하는 사랑입니다.
사랑과 존경은 모두가 받고 싶은 것입니다. 계산기를 누르거나 내 몸을 사리거나 하지 않던 시절, 작은 것 하나도 나누던 그 시절에 평생지기들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지
금 이곳에서도 서로를 위해 먼저 존경하고 사랑할 때 비로소 고향과 가족이 완성됩니다.
셋째,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지런히 주를 섬길 수 있는 이유는 히브리서 11장 16절의 내용과 같이 더 나은 본향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나고 자란 고향을 돌아보고 다시금 돌아갈 본향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처럼 추억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열심을 품고 주를 향해 앞으로 나아갑니다.
설 명절은 우리 각자의 정체성과 가야할 길을 확인하기 좋은 기회입니다. 직장과 학교, 자취방과 지방으로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돌아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올해 설, 가족들과 거짓 없는 진솔한 대화가 오가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받기보다 먼저 사랑하고 존경하며 서로를 축복하기를 소망합니다. 로마교회를 위해 열심을 다해 수고했던 바울을 기억하며 나를 있게 한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사랑을 돌아봅시다. 그리하여 고향에서 받은 위로와 사랑에 힘입어 또 다른 고향으로 나아가는 명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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